대화

2015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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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대화할 때의 스킬은 참 중요한 것 같다. 대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을 수도, 기쁨을 줄 수도, 반감을 살 수도,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깐. 그리고 대화 내용은 같은데 단어 하나하나, 어조, 표정 등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참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오늘이 그걸 절실히 느낀 날이다. 난 상대방에게 불만이 있었고 그걸 직접적으로 바로 돌리지 않고 말했다. 불만에 차 있는 감정 때문에 흥분된 상태로 더듬으면서 말이다.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확실히 뭔가 불만이 있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랬더니 상대방은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점점 자조적인 태도로 바뀐다. 그리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내가 비수를 꽂은 셈이다.

난 대화의 목적이 불만 전달이었는데 그걸 뛰어 넘은 반응을 보였다. 좀 당황스러웠다. 아까 흥분된 상태여서 상대방의 멘탈이 약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순간 후회했지만 이미 말을 내뱉고 난 뒤였다. 아오…

상대방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아닌데 말로 공격한거 같아 괜히 나쁜 사람된 거 같다. 위선자일지 모르겠지만 나름 상대방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자부했는데 그러지 않음을 알게 되어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내 멘탈이 이렇게 좋아졌나라고 잠깐 착각에 빠진다. 원래 이런 자리에서는 내가 당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러나 대화에서 이겼음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상대방의 태도 변화였는데 오히려 자포자기 하게끔 만들었으니. 사람 변하게 하는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